시와사람 서정시선 60권. 평범한 일상에서 소재를 찾아내어 맛깔스런 솜씨로 시를 빚어냈다. 시인의 마음으로 시골생활을 하면서 자연과 교감하는 허 시인의 시선은 늘 따뜻하고 곱다. 그 곱고 따뜻한 시선으로 빚어낸 허 시인의 시야말로 생활에 지친 우리에게 따뜻한 위안과 갈증을 풀어주는 한 사발의 숭늉과 같다.
시인의 말
1 달, 걷고 있다 나무 침대 못 박기 불화살 가부좌를 틀다 선암사에 들다 바보 귀 담장 은방울 소리 해무 붉은 레몬 씨엠립의 눈물 길 몽땅 그림자 위로 볼록 아래로 오목 공중부양 종이 컵 달, 걷고 있다 뱀과 나 사글셋방 쑴벙쑴벙 종이밭을 일구다 오! 점치는 수녀 연두 지느러미 물
2 연 아버지의 등짐 염소즙 뜨거운 이름 눈물 상복을 벗으며 밥을 지으며 억새꽃 늙은 말 가난한 별들 스카프 어머니의 미소 함선을 닦다 꽃밥 별리 주방의 어르신네 연 꽃병 속에서 어린 애인 세 알 흰 누에 고치 틀다 사모곡
3 나이를 찍다 나이를 찍다 신혼 일기 개켜둔 눈물주름 펼쳐보니 송편 날된장 내 마음의 기차 경계 새벽 문을 여는 이 달빛 가을비에 젖다 환한 풍경 하분마을 동희네 불면 가을 연가 주부의 손 원추리꽃 순장 명아주 산 제비꽃 그 분 구름 내비게이션
4 빨간 엄지발톱 두 개 빨간 엄지발톱 두 개가 내 안의 화원 속옷 말과 호수 강 연밥 모기 꽃을 그리는 여자 물 한 모금의 흔적을 지우는 시간 풍력발전기 사내의 지문 꽃, 지다 푸른 공기 술 가을, 나무 허공 목련 밥 지하철의 독백 봄 풍경 속으로 덩굴손 들을 건너다 달빛새를 만나거든
|해설| 부드럽고 맑은 세계를 향한 꿈 / 한용국
오후 3시 차 한잔 하실래요? 2021 / 지음: 해윤 / 좋은땅
눈물이 녹는 시간 : 너에게 나를 두고 온 날, 지우지 못한 밤이 온다2019 / 지음: 향돌 / 이다북스